헤카를 보러오신 분들은 아직 실망스러운 상태이실겁니다 글이 2개 밖에 없는데 여기 있던 글 리메이크들이고 하이큐도 제가 히나야치에서 아카야치에 꽂혀버려서 기대하고 오신분들은 많이 실망하실 것이라고 예상합니다만 최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글과 그림들을 업로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좋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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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 - 시리즈

나루토/ 명탐정 코난/ 하이큐 등등 여러가지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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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 후

 

오사카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힌 지 4일이 지났다.

언론에서는 여전히 연쇄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오사카를 공포로 몰고 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체포.’

충격, 오사카 연쇄살인 사건 범인의 정체.’ 등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사쿠라 에레나에 대해 이목이 집중 되었다.

 

여전히 떠들썩 하구나.”

 

당연하지 4일밖에 안 지났는데.”

 

오사카 경찰병원 302호실 문 앞에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확인하고 있던 소지와 헤이지가 중얼거렸다.

오사카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범의 체포도 놀라운데 그 사건의 범인이 여자에다가 오사카 아니 거의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기업의 둘째 딸이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들어갈까?“

 

들어가야지.“

 

302호 병실에서 머뭇거리며 서 있는 두 사람, 어찌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평소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긴장한 눈치가 역력하다.

그때 헤이지가 눈을 딱 감은 채 302호 병실을 열었다.

 

우리 왔어, 카즈하.“

 

, 왔구나! 어서와.“

 

걱정과는 다르게 밝은 카즈하를 보고 한시름 놓았는지 머뭇거리던 아까와는 달리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카즈하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친구 문병을 한 번도 안 올 수가 있어?“

 

아니거든? 왔었거든?“

 

”3일 동안 자다가 이제 막 깬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사건 당시의 구타로 인해 3일 동안 의식이 없었던 카즈하는 두 사람의 걱정과는 다르게 평소와 같은 밝은 모습이었다.

 

몸은 어때? 괜찮아?“

 

! 3일 자니까 괜찮은 거 같은데?“

 

몸 상태를 묻는 소지의 질문에도 꿋꿋하게 대답하는 카즈하를 보고 헤이지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가 괜찮아, 니가 로봇이냐?

3일 자면 괜찮아지게? 인조인간 뺨치네!“

 

, 아픈 친구한테 시비나 걸고 핫토리 헤이지 역시 인성 하나는 질 나빠.“

 

내 인성이 어때서! 내 인성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사건을 겪기 전처럼 화기애애한 모습.

마치 사건 같은 건 없었다는 것처럼 세 사람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 맞다, 아까 히라다 반장님도 오셨었는데.“

 

반장님이?“

 

.“

 

사건 때문에?“

 

.“

히라다 반장이 왔었다는 말에 소지와 헤이지는 순간 살짝 얼음이 되었다.

카즈하는 하라다 반장과 있었던 일에 대해 두 사람에게 자세히 얘기해주었다.

카즈하의 말이 끝나자 헤이지와 소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지룬 공세에 들어갔다.

 

, 너 그 사쿠라 이토후미사이먼이라는 사람 만날 거야?“

 

헤이지가 조심스럽게 묻자 카즈하는 거의 역정을 내듯이 말했다.

 

? 내가 미쳤다고 그 인간을 다시 만나?

어이가 없네, 야 내가 그런 바람기 많고 약혼녀까지 숨긴 사람을 왜 만나!“

 

그래도 한때는 좋아했었지 않아?“

 

좋아했다. 보다는한순간의 호감? 이라고 해야 맞겠지?

어차피 그때 만나면 교제 거절하려고 했었거든.“

 

사이먼 아니 이토후미에 대한 카즈하의 생각을 듣자 소지와 헤이지는 안심을 했다.

 

그러고 보니까 코군도 전에 그런 질문을 했었는데.“

 

코츠미가?“

 

, 언제였더라내가 그 인간 소개받고 얼마 안 됐을 때였는 데.

그나저나 코군이 안보이네? 코군은 안 온거야?“

 

하야에 대해 물어보는 카즈하로 인해 두 사람은 아까보다 더 경직되었다.

 

토야마, 너 기억안 나는 거야?“

 

지금 일이 바빠서 말이야. 이제 막 사건이 끝난 뒤잖아? 그렇지 오키타?“

 

, 맞아. 그 녀석 잔업이 많아서 정신없어 보이더라고, 그 왜 사건보고서도 지금 너 대신 작성하고 있으니까.“

 

그래?“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항상 옆에서 자신의 일을 도와주었던 하야를 떠올린 카즈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넘겨버렸다.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시계의 짧은 바늘이 4를 가리켰다.

 

벌써 4시네 카즈하 우리 잠깐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야겠다.“

 

그래, 수고하세요! 형사님들. 토야마 형사는 잠시 쉬겠습니다.“

 

이참에 푹 쉬어라.“

 

말이 끝나자 문이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은 어느 때보다도 붙잡고 싶었지만 부러지고 금이 가버린 그녀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어느 때보다도 떨리는 그녀의 손과 목소리는 뒷모습을 보이며 가버린 두 사람의 옷자락을 잡을 힘도 그들을 부를 용기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연속적인 구타로 인해 희미해진 의식 속에서 선명히 보이던 누군가의 피

그 피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 피의 주인을 만나러 나는 것일 테니 더욱더 잡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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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건종료

 

핫토리.”

 

.”

 

, 뭐 알아낸 거 있지?”

 

달리는 차 안에서 소지가 헤이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강은, 사쿠라가 있는 곳은 감이 잘 안 왔지만, 카즈하가 있는 곳이라면 눈치는 챘지.”

 

헤이지는 자신의 추리를 소지에게 말해주었다.

 

카즈하가 실종된 건 오늘 오후 12시 쯤, 그리고 사쿠라 이토후미를 공개 수배한 것은 330분 쯤, 그럼 오사카나 그 근방의 지역, 관서 지방이 한계일 텐데 그렇다면 그 지역 중에서 사람이 자주 출입하지 않는 곳을 찾는 다면 사쿠라 그룹이 가지고 있는 공장 중 폐공장일 가능성이 크지.”

 

그럼, 범인도 알아냈냐?”

 

우선, 3-4명 정도 돼.”

근데 오키타 니 생각엔 어떤 거 같냐?”

 

뭐가.”

 

사쿠라 이토후미가 정말 범인 같냐?”

 

우선 지명수배 중이니까, 그리고 그 인간이 정말 사이코 같은 인간이라면 자신과 사귄 여자들이 인생에 오점이 된다고 생각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소지는 열 받은 얼굴로 말했다.

 

, 그래.”

 

헤이지는 나라로 가는 내내 생각에 잠겼다. 소지는 그런 헤이지를 흘깃 보고는 곧장 나라에 가기위해 속도를 더 내기 시작했다.

 

무전이 말한 곳으로 가니 이미 수많은 경찰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곧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그 곳에서는 이미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남자 사쿠라 이토후미와 그 옆에서 덩치 큰 사내가 왼손으로는 카즈하의 목을 접고 오른손으로는 칼을 그녀에게 겨누고 있는 인질극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보였다.

 

카즈하!!!”

 

뭐야, 이게 무슨...?”

 

헤이지는 눈앞에서 보이는 인질극에 소리를 질렀고 소지는 자신이 생각한 범인과 달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 남자 누구야.”

 

소지는 옆에서 권총을 들고 대치하고 있던 하야에게 물었다.

 

몰라.”

 

경찰에서는 확인 할 수 없었던 제3의 인물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남자는 씨익하고 웃더니 카즈하의 목에 칼을 겨누었다.

 

어이! 그만둬!”

 

헤이지와 소지, 하야의 이성이 뚝 하고 끊겨 남자에게 소리쳤다.

.

.

.

.

.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다.

보아하니 카즈하를 인질로 잡고 있는 사람의 분위기를 볼 때 심부름센터나 조직폭력배 같이 범죄에 익숙한 사람처럼 보였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할수록 카즈하의 상태는 위험해져 가기만 할 것이라는 생각이 세 사람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세 사람은 미칠 지경이었다.

 

헤이지는 하야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 이 공장 건물 출구는 이것 뿐 인거지?”

 

.”

 

그럼 2층으로 가는 길은?”

 

후유키 쪽으로 가면 바로 보일 거야. 범인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

 

그럼, 2층에는 아무도 없는 거지?”

 

경찰은 한 명도 없어.”

 

알았어.”

 

헤이지는 부하 형사 소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불이 켜지지 않은 깜깜한 어둠속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그때 소지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핫토리, 왜 여기로 온거야. 한 명이라도 더 인질극에 지원해 줘야하는 거 아니야?”

 

저 사람은 범인이 아니야.”

 

? 너도 봤잖아 카즈하의 목에 칼을 겨누는 모습. 그걸 보고 범인이 아니라니.”

 

헤이지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화를 내며 소지는 헤이지에게 말했다.

 

형식적인 범인은 그 남자일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아니라는 말이야.”

 

소지는 헤이지의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확인한 헤이지는 말을 이어갔다.

 

지금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범인은 경찰을 대하는 태도로 보나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나 이런 일에 익숙한 사람처럼 보였어. 그런 사람이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던 피해자 4명과 카즈하랑 알고 지냈을 확률은 거의 제로야. 피해자들과 가깝게 알고 지냈었던 건 사쿠라 이토후미라는 남자. 그 남자와 친했다고 해도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그 남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고 생각해.”

 

그럼 니가 생각하는 범인은 누군데?”

 

소지는 헤이지의 말을 듣고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쿠라 이토후미가 범인이 아니다. 하지만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저 남자도 실질적인 범인은 아니다.

 

직접 죽인 건 저 남자일지 몰라도 그걸 지시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가정했을 때 용의자를 추려낼 수 있지.

그리고 범인은 꼼꼼하고 집착이 강한 성격을 보이고 있지. 사쿠라 이토후미가 여자관계가 복잡한 게 하나의 흠이라면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커.”

 

하지만 그게 불만이라면 그동안 만났던 여자들은 더 많았을 텐데?”

 

사쿠라 이토후미는 여자관계도 복잡하지만 주로 유흥업소에 많이 다닌 것으로 보여 감정적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관계라고 생각을 했겠지, 그리고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대부분 1-2개월 이상은 만난 여자들이라는 점이야.”

 

그렇다면 그런 여자들에게 불만이 있고, 사쿠라 이토후미에게 집착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헤이지의 말을 듣고 소지는 헤이지가 생각하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여기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소지는 헤이지에게 곧장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니가 생각하는 범인이 누군지 잘 알겠어, 하지만 그 사람이 여기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

 

소지의 말을 듣자 헤이지는 다시 자신의 생각을 이어 말했다.

 

범인은 꼼꼼하고 집착이 강한 성격이야. 한편으로는 싸이코 기질이 보일 수도 있는 사람이지. 보통은 원한이 강한 순서대로 사람을 죽이지 사귄 순서대로 사람을 죽이지 않아. 그리고 장소도 피해자들이 각자 사쿠라 이토후미와 처음 만난 장소. 그 정도로 꼼꼼하고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뭐든지?”

 

소지는 설마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광경이 헤이지의 입에서 나오지 않기를 원했다.

 

예를 들면 그들이 납치한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헤이지는 2층을 휴대폰의 라이트로 비추며 샅샅이 찾았다.

 

그런 범인이 가장 최근에 자주 만났던 카즈하를 직접 괴롭히지 않고 넘어갈리가 없어.”

 

그럼 니 생각은 지금 이 층에 그 싸이코 범인이 있다는 얘기야?”

 

그래.”

 

두 사람은 2층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단단히 밀봉되어있는 수 많은 드럼통들과 벽에 기대어진 나무판자들뿐이었다.

그때 헤이지의 눈에 띈 것은 벽에 기대어진 나무판자들이었다.

 

, 오키타 여기에 있는 것들 이것들이 전부지?”

 

, 비밀통로나 출구는 없어.”

 

그럼, 숨어있다면 여기뿐이야.”

 

헤이지는 나무판자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틈은 조금 좁지만 작은 체구의 사람이 들어가기엔 충분한 곳이었다.

나무판자의 틈 앞까지 다가간 헤이지는 겁 없이 나무판자의 틈 안으로 그의 손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나무판자가 꽤 길게 세워져 있어 손이 끝까지 닿지는 않았다.

 

오키타 불빛 좀 비춰 줘.”

 

.”

 

소지가 판자 안으로 불빛을 비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는 성인 남자보다는 작아 보이는 체구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쪼그려서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두 사람은 이 여자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차가운 어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어서 나오시죠, 사쿠라 에레나 씨. 당신을 살인교사죄 및 감금, 폭행 상해죄 용의자로 체포합니다.”

 

체포에 응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

 

이번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사쿠라 에레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160cm가 조금 넘는 평균적인 키에 휴대폰 라이트로 비춰진 그녀의 얼굴은 생각보다 호감형의 귀엽고 동글동글한 얼굴이었다.

거리에 나가면 가끔 사람들이 뒤돌아볼 만한 그런 인상과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사쿠라 에레나 씨 내려가실까요.”

 

어찌보면 청유형처럼 보였지만 절대 질문을 하는 어투가 아니었다.

헤이지는 싸늘한 눈빛을 하고 그녀의 손에 채워진 수갑 사슬을 꽉 잡고 끌어당기며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오는 세 사람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지 폭력 단원들도 경찰들도 세 사람을 주목했다.

모든 시선이 자신 쪽으로 쏠리자 헤이지는 소리쳤다.

 

현재 사쿠라 에레나를 살인교사죄 및 감금, 폭행, 상해죄 등의 용의자로 체포했다. 빨리 무기 버리고 인질들을 놔주고 투항해라!”

 

폭력 단원들은 자신의 우두머리가 잡혀 동조하는 눈빛이었다.

중간중간에는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하는 표정을 띈 사람도 더러 보였다.

하지만 출구는 없다.

한순간에 자포자기가 된 그들은 순식간에 무기를 버리고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뒤로 점차 물러갈 때마다 카즈하와 그들의 거리는 멀어져 갔다.

한참 뒤로 물러나 그들의 등에 벽이 닿게 되었을 때는 그들의 손이 카즈하와 이토후미에게 닿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졌다.

이때를 노린 하야는 재빠르게 카즈하의 곁으로 달려갔다.

 

카즈하!”

 

처음 들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그녀의 이름.

그 모습을 본 헤이지와 소지는 추측이 확신이 되었다.

 

코츠미, 아직 카즈하를 좋아했구나.

 

경찰들이 인질이었던 사쿠라 이토후미의 신변을 보호하고 폭력 단원들을 한 명씩 체포하려 할 때였다.’

폭력 단원 중 한 명이 자신이 숨긴 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 칼의 금속이 빛을 반사해 내는 그 반짝임은 어느 때보다도 반짝였지만 어느 때보다도 소름이 돋았다.

그 단원은 조심스레 천천히 앞으로 나서 카즈하와 하야, 헤이지 그리고 소지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가 누구보다 조심스러웠는지 아니면 그들이 여전히 눈을 뜨고 있지 않은 그녀에게 신경이 쏠려있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향한 칼날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칼을 그들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가 칼을 던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양의 피가 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스러운 소리와 함께 온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9. 사쿠라 이토후미와 야마모토 마나부

 

야마모토 마나부의 정체를 알게 된 경찰청은 비상이 걸렸다.

회의실에서 열린 그들의 긴급회의에는 경찰청의 모든 형사들이 참석했다.

현재 소재지가 불분명한 토야마 카즈하 형사를 제외하고 말이다.

회의실 스크린에는 헤이지와 소지, 하야에게 익숙한 얼굴이 띄워졌다.

 

야마모토 마나부의 현재 이름은 사쿠라 이토후미로 사쿠라 기업의 둘째 딸과 약혼하여 데릴사위로 들어가 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전에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증언과 현재 그중 목격이 된 4명의 여성이 살해된 점으로 보아 현재 사쿠라 이토후미를 오사카 여성 연쇄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보고를 읊던 헤이지가 한마디 더 들었다.

 

그리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토야마 카즈하 형사의 행방불명 관련 건도 이 사람이 깊이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이 토야마 형사의 행방불명 건을 포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은 가?”

 

헤이지는 순간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자신의 상관이고 회의 중이기에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토야마 카즈하 형사는 대략 1-2달 전 친구를 대신해 한 남성을 소개 받았습니다.

그 남성이 이 사쿠라 이토후미라는 남자이며 두 사람은 교제까지는 아니지만 꽤 가깝게 지내 왔었습니다.

그것을 목격한 그녀의 동료도 여럿이 있었습니다. 또한 그렇게 그 남성을 소개 받은 뒤 짧은 기간의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이 남성과 관련되었던 여성들이 살해되었습니다. 이 심적인 증거가 토야마 카즈하 형사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 사쿠라 이토후미와 관계가 아예 없는 것일까요?”

 

형사들은 헤이지의 말에 수긍을 했다.

회의가 끝나고 히라타 경감은 강력계에 있는 모든 형사들에게 소리쳤다.

 

지금부터 야마모토 마나부 아니 사쿠라 이토후미를 공개수배 하고,

지금부터 두 팀으로 나뉘어서 한 팀은 사쿠라 이토후미를 체포하여 심문하고 사건의 경위를 묻고 나머지 한 팀은 토야마 카즈하 형사의 행방을 수색한다!”

 

!”

 

형사들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각자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급히 뛰어갔다.

.

.

.

.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안

운전대를 잡은 소지와 그 옆에 앉은 헤이지의 분위기는 험악하기만 하다.

 

하야는 카즈하를 찾는 팀에 합류하여 오사카 일대를 전부 뛰어다니고, 소지와 헤이지는 사쿠라 이토후미를 체포하는 탐에 합류하여 그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림자는커녕 머리카락 한 올도 발견 되지 않았다.

 

본가에도 없고, 회사에도 없고, 친구 집에도 없고 도대체 그 인간 어디로 숨은 거야.”

 

이토후미의 위치 단서가 한 개도 나오지 않자 소지는 분노했다.

이러는 순간에도 카즈하의 목숨이 위태롭다.’ 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헤이지도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혹시 놓친 것이 없는 치 천천히 그리고 신중히 생각해야한다.’라는 생각이 뇌리에 스치었다.

누가 말해준 것인지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놓친 것은 없는지 잘 살펴보고 신중하고 꼼꼼히

 

그때 헤이지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스쳐 지나갔는지 헤이지는 휴대폰을 열어 경찰청에 남아있는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시무라씨 저 핫토리입니다. 혹시 사쿠라 그룹 소유의 집이나 땅 혹은 공장이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을 까요?”

 

그거야 어렵지는 않지 뭔가 알아냈어?”

 

추측이지만 대강은요.”

 

알았다. 찾아보고 다시 연락줄께.”

 

동료와의 전화가 끝나고 헤이지는 소지에게 물었다.

 

오키타, 사쿠라 기업의 주 산업이 뭐였지?”

 

주로 전자기기를 다루지 왜?”

 

우선 오사카에 있는 사쿠라 기업 소유의 공장부터 찾기로 하자.”

.

.

.

오사카 사야마 시의 공장지대

오사카 중에서도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이 자주 지나가지 않아 조용한 동네였다.

 

여기야.”

 

소지가 가리킨 건물은 꽤나 낡고 지저분해 보였다.

 

끼익

 

헤이지가 문을 열자 오래돼서 녹슬어 듣기 싫은 철 소리가 들렸다.

꽤나 넓은 건물 안 하지만 사람이 없는 것인지 건물이 너무 넓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꽤나 조용했다.

 

“2층으로 가볼까.”

 

그때 무전 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나라 현 덴리 시 덴리혼도리 거리 7번가에 있는 사쿠라 그룹 소유의 공장, 사쿠라 이토후미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행방불명 상태였던 토야마 카즈하 형사도 발견했습니다.’

 

무전이 끝나자 헤이지와 소지는 서둘러 나라 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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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야마모토 마나부

 

마나부는...”

 

그녀의 아버지가 말을 꺼내었다.

 

마나부는 참 똑똑한 아이었지요.

우리 딸이랑은 2살 차이나는 오빠 동생이자 친구 같은 사이였습니다.

마나부는 우리 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딸은 마나부를 상당히 좋아했었죠. 학교에서 돌아보면 거의 마나부 이야기만 했던거 같아요. 아비로서 심술이 날 정도였죠. 마나부는 또래에 비해서 언제나 침착하고 똑바르며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명문대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도쿄대학 경영학과에 단번에 합격했었죠. 그 아이가 도쿄대학에 들어가자 그 아이의 가족은 도쿄로 이사를 가버렸고, 사츠키는 사츠키 대로 마나부는 마나부 대로 잘 지냈었던 거 같습니다.”

 

, 혹시 야마모토 마나부가 어디에 취업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마나부는 졸업을 하고 다시 오사카로 내려와 직장을 잡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오사카지점과 도쿄 지점이 있고 해외와도 연계되어있는 큰 회사라고 마나부의 어머니가 말했다고 아내가 말한 적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오사카에 있지만 해외에 장기 출장을 가는 일이 잦다고 그랬고요.”

 

오사카에 장기 출장이라... 이렇게 바쁜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시간은 있는 것 일까하고 잠시 의문이 든 헤이지였다.

 

혹시 야마모토 마나부의 가정사를 알 수 있을 까요?”

 

가정사라... 마나부의 아버지는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였습니다. 하지만 마나부가 22살 때 저세상으로 떠났죠. 그의 어머니는 주부이고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야마모토 마츠이고, 현재 고베에 있는 고베야카 대학에 2학년으로 다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까?”

 

, 아 약혼을 해서 데릴사위로 들어갔다는 것은 들었는데. 이름까지는 못 들었습니다.”

 

, 그렇군요.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이지는 그녀의 아버지에게서 야마모토 마나부에 대한 것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 조심히 가세요, 형사님.”

 

감사합니다, 참 제가 오기 전에 토야마 카즈하라는 여자 형사가 오지 않았던가요?”

 

아니요? 오늘 저희 집에 오신 형사님은 형사님이 처음입니다만.”

 

카즈하가 온 적이 없다는 말에 헤이지는 불안해 졌다.

헤이지는 집에서 서둘러 나와 전화를 걸었다.

 

뭐야, 핫토리.”

 

어이, 오키타 혹시 카즈하 너랑 같이 있냐?”

 

아니? 난 지금 코츠미랑 있는 데, ? 카즈하 시라타 씨 부모님 댁에 간 거 아니었어?”

 

그게, 안 왔다는 데.”

 

헤이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얼마전 카즈하를 마중 나가던 길에 보았던 수상한 그림자

카즈하를 집요하게 쫓아오던 그 검은 그림자가 불현 듯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갔다.

 

설마...”

 

왜 그래 핫토리?”

 

카즈하...”

 

뭐야,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거야?”

 

소지는 직감적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번만큼은 제발 자신의 직감이 틀리기를 기도했다.

 

모르겠어... 아직까지는.”

 

정황적인 증거는 있지만, 실질적인 증거가 없었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 오키타 저... 야마모토 마나부에게 동생이 있는 데 이름은 야마모토 마츠이고 고베에 있는 고베야카 대학 2학년이래 조사 좀 해줘.”

 

알았다.”

 

오키타와의 전화를 끝내고 헤이지는 동네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카즈하가 괴한에게 당했다면 저항한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은 터이니 평소보다도 더욱더 눈에 불을 켜고 찾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헤이지의 눈에 뜨인 것은 마을에 있는 작은 공영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카즈하의 차와 그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흩뿌려진 많지는 않은 핏자국 심지어 생긴 지 얼마 안 된...

 

카즈하...’

 

헤이지는 불안해졌다.

저것이 만약 카즈하의 것이라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기에

헤이지는 핏자국 중 아직 마르지 않은 부분을 자신의 손수건에 묻힌 뒤 경찰청으로 향했다.

.

.

.

.

.

.

고베 시 고베야카 대학 근처의 카페

소지와 하야의 맞은편에는 둥글둥글한 인상의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앉아있었다.

 

야마모토 마츠이씨?”

 

.”

 

당신의 형인 야마모토 마나부에 대해 알 수 있을 까요?”

 

둥글둥글한 인상에 맞는 동글이 안경을 낀 그의 모습은 다르지만 분위기가 한 번은 본 것 같은 낯이 익는 느낌이었다.

 

형이요?”

 

, 사건을 해결하는 데 중요합니다. 부디 알려 주세요.”

 

소지는 정중하게 마츠이에게 부탁했다.

마츠이의 눈빛은 많이 흔들리고 불안해 보였지만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알겠습니다.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어느 인사보다도 경직되고 딱딱한 형식적인 인사

마츠이는 그 인사를 가볍게 넘기고 자신의 현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야마모토 마나부 저의 3살 위에 있는 형입니다. 현재는 오사카에서 일하고 있고요.

형은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하고 서글서글한 인상이지만 생각보다 여자관계가 복잡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약혼녀와 싸우기 일쑤였죠. 형의 약혼녀는 형의 바람기를 없애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었죠. 그래서 그런지 형에 대한 약혼녀의 집착은 심해져 갔고 형은 그런 약혼녀 때문에 더욱 더 지쳐했었죠. 결국 자신이 벌인 일이면서. 최근에도 약혼녀랑 싸웠다고 들었어요.“

 

이번에는 약혼녀와 왜 싸웠답니까?”

 

하야가 마츠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마츠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일주일 전이었던가? 그때 싸웠는데, 그 이유가 소개팅을 했답니다. 약혼자 몰래.”

 

야마모토 마나부라는 사람은 정말 어이가 없는 사람이었다.

약혼자를 두고 소개팅을 하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정신 나간 사람인가

 

심지어 그 상대방은 형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단 말이죠. 다른 면에서는 정말 형을 정말로 존경합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거나 친화력이 좋은 것 그런 것들은 저 보다 훨씬 뛰어나 형을 정말 존경하지만, 여자관계에 대해서는 형이 정말 경멸스럽네요.”

 

, 그럼 혹시 마나부 씨와 소개팅 한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자세하게 말해주지는 않아서 잘 모르지만, 오사카 경찰청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습니다.”

 

오사카 경찰청이요?”

 

.”

 

소지와 하야는 불안해졌다.

고베에 오기 전 헤이지에게서 들었던 카즈하의 실종 그리고 마나부와 소개팅을 한 오사카 경찰청에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

혹시 동일인물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예감에 휩싸였다.

소지는 아니길 바라며 마츠이에게 물었다.

 

... 혹시 형님 분에게 영어 이름이 있나요?”

 

영어 이름이 있다고는 했지만 오글거린다고 말려주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형이 약혼녀와 얼마 안 있으면 결혼을 하니까 미리 개명을 한 이름은 알려주었어요.”

 

그 이름이 어떻게 되죠?”

 

그게, 사쿠라 이토후미였던거 같아요.”

 

사쿠라 이토후미요?”

 

소지와 하야의 눈동자가 불안에 휩싸였다.

사쿠라 이토후미카즈하가 요즘 자주 만나고 있는 인물이었다.

 

형의 약혼녀 이름이 사쿠라 에레나에요. 약혼녀의 집안이 사쿠라 그룹을 대대로 잇고 있기 때문에 형은 데릴사위로 들어갔죠.”

 

코츠미, 당장 헤이지에게 연락해. 그리고 사쿠라 이토후미 아니 야마모토 마츠이에게 구속영장 발부해 언론에는 알리지 말고.”

 

소지와 하야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그 심각성은 마주보고 있던 마츠이에게도 전해질 정도로 어둑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 상황이 많이 심각한가요?”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마츠이는 혹시 자신의 형이 위험한 일에 말려든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소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마츠이의 시선을 느꼈다. 그는 표정을 풀고 살포시 웃으며 그를 안심시켰다.

 

아니요, 우선은 그에게 간단히 질문만 할 겁니다. 하지만 형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지 마세요.”

 

.”

 

수사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지는 헤이지에게 전화를 하러 간 하야를 뒤따라 카페 밖으로 나갔다.

 

 

 

 


7. 실종

 

단서는 어느 정도 모여가고 있었다.

경찰청으로 돌아온 하야는 헤이지와 소지한테 야마모토 마나부의 존재에 대해 알리러 갔고, 카즈하는 야마모토에 대해 알게 된 것과 그에 대한 신원조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야마모토 마나부의 여자.

첫 번째, 나카즈미 료코 73개월 정도 사귄 여자친구, 만나게 된 경위는 당시 그녀가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드 센터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그때 손님으로 마나부를 만난 것으로 추정 결별의 이유는 야마모토가 당시 미성년자 인 것을 숨기고 성인인 나카즈미 료코를 사귀었다는 것을 그녀가 알았기 때문. 당시 나이 차이가 2살 정도 차이가 났다고 추정 됨.

 

두 번째, 시라타 사츠키 7년 전 나카즈미 료코와 헤어진 뒤 소꿉친구이자 동생이었던 시라타 사츠키와 고등학교 1학년 중후반에서 고등학교 3학년 초까지 교제한 것으로 추정. 결별의 이유는 결별 당시 시라타의 나이 16세 야마모토 마나부의 나이 18세로 대임 준비로 인해 결별한 것으로 추정.

 

세 번째, 츠키시마 칸나를 만나게 된 경위는 그녀가 아키야마 테루의 뺑소니사건의 목격자이며 목격증언을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그의 묘에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자주 왔으며 그때 야마모토 마나부를 만난 것으로 추정. 핫토리, 헤이지 형사가 보고한 아키야마 테루 씨의 뺑소니 사건이 2014612일에 일어났으므로 츠키시마 칸나가 야마모토 마나부와 교제 한 것은 최소 2014613일 이후인 것으로 추정이 된다. 하지만 마지막 애인이었던 미츠바나 카즈유키와의 교제시기로 보았을 때 결별 시기는 2015-2016년 초 차이로 보임.

 

네 번째, 미츠바나 카즈유키 사촌 언니인 유카 씨의 증언을 참고하면 교제 시기는 2016년 초중반으로 추정됨 하지만 야마모토 마나부의 미국 장기 출장의 이유로 결별도 2016년에 한 것으로 추정. 하지만 만나게 된 경위는 알려진 바가 없음.‘

 

범인과 피해자들의 관계를 정리하던 카즈하는 수첩 마지막 칸에 단 한 줄의 글을 적었다.

 

피해들이 발견 장소, 특별한 인연의 시작.’

 

.

.

.

.

.

.

.

너무 많아.”

 

카즈하는 컴퓨터를 켜고 야마모토 마나부라는 이름을 조회해 보았다.

하지만 일본에 사는 야마모토라는 성을 가진 남자는 수두룩했다. 그중에서 또 마나부라는 이름도 흔했으니, 도저히 한두 명으로 줄일 수 없었다.

 

헤이지!”

 

?”

 

, 시라타 사츠키씨 부모님 댁에 좀 갔다 올게.”

 

? ?”

 

야마모토 마나부에 대한 정보를 들을려고, 그 분들이라면 알고 계시지 않을까 해서.

, 야마모토 마나부와 피해자들의 관계는 정리해서 책상 위에 올려 뒀으니까 애들이랑 보고 알아낸 거 있으면 연락해줘!”

 

!, 잠깐만!”

 

헤이지는 카즈하를 말리려고 했지만 이미 저 멀리까지 가버린 카즈하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즈하가 부서를 빠져나가고 헤이지는 카즈하가 말했던 자료를 보러 카즈하의 책상으로 갔다.

헤이지가 카즈하가 정리한 자료를 볼려고 손을 뻗었을 때였다.

 

핫토리, 카즈하는 어딜 가길래 급하게 뛰어가는 거냐?”

 

시라타 사츠키의 부모님 댁에 간다고 저렇게 뛰어갔다.”

 

토야마가? ?”

 

카즈하가 급히 뛰어 나간 것을 본 소지와 하야가 헤이지에게 물었다.

 

글쎄다, 나도 모르겠다. 시라타 사츠키와 그녀의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긴 하지만 남자친구에 관해서 세세하게 알려 줄 것 같지는 않은 데.”

 

하긴, 실제로 남자친구에 관해서는 부모님도 모른다고 하셨으니까. 그것만큼은 비밀이 아니었을까?

봐하니 이번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부모님께 처음 소개시켜 드린 것 같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 사람은 카즈하가 정리해온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역시 정리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사귀게 된 시기와 결별하게 된 경위가 자세하게 메모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중 헤이지의 눈에 뜨인 건 시라타 사츠키와의 관계이다.

 

소꿉친구?”

 

, 소꿉친구가 왜?”

 

, 코츠미 시라타 사츠키와 야마모토 마나부가 소꿉친구였어?”

 

, 내가 얘기 안 했던가?”

 

안 했어! 이 멍청아!”

 

헤이지는 하야에게 화를 버럭 내며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부서를 뛰어나갔다.

 

...뭐야... 내가 얘기 안 했던가...?”

 

안 했다, 멍청아.”

 

어안이 벙벙해진 하야에게 소지는 한심하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의 뒤통수를 치고 밖으로 나갔다.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하야는 서둘러 소지의 뒤를 따라갔다.

.

.

.

.

.

.

.

.

.

.

 

한편, 시라타 사츠키의 집에 다다른 카즈하

그녀의 부모님이 거주하신 곳은 경찰청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생각보다 빨리 온 공영주차장에 자신의 차를 세워 놓고 사츠키 부모님의 집으로 걸어갔다.

화창한 대낮 그녀는 이런 대낮에 누가 자신을 따라오겠냐.‘ 라고 생각하고 아무생각 없이 걸어갔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생각에 불과했다.

대낮이라고 방심한 탓일까.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단단한 금속으로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빨간 액체를 흩뿌리고 사라지고 말았다.

 

.

.

.

.

, 경찰입니다. 혹시 시라타 씨 아무도 안계신가요?”

 

시라타 사츠키의 부모님 댁에 도착한 헤이지가 그들의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 형사님이시네... 어쩐 일로.”

 

문을 열고 헤이지를 반겨준 사람은 시라타 사츠키의 아버지였다.

 

, 용의자가 좁혀져서 그 용의자에 대해 잘 아시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정말입니까?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죠. 마침 아내도 집에 있습니다.”

 

.

.

.

.

 

나무 바닥에 하얀 벽지로 된 벽에 걸린 가족사진들과 오래되어 보인 괘종시계

이 집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흔적들.

여전히 이 집은 자신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집이라는 생각이 물씬 든 헤이지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집사람이 딸이 그렇게 되고 나서 앓아누운 탓에 몸 가누기가 쉽지 않아서 말입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버님도 혹시나 잘 아시는 분이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헤이지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혹시 야마모토 마나부라는 남자를 아시는 지요.”

 

“...”

 

시라타 사츠키 아버지의 말 수가 갑자기 줄었다.

그의 안색은 어두워졌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마나부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려 드리면 되는 겁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 주세요.”

 

“...”

 

그녀의 아버지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저희에게는 아버님의 말씀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알려주십시오. 그에 대한 모든 것을요.”

 

 


6. 시라타 사츠키

 

츠키시마 칸나의 집에 다시 한번 가 봤지만, 처음에 갔을 때의 일기와 쪽지가 전부

그 이외에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은 시라타 사츠키의 집이지?”

 

, 여기서 뭔가가 나오면 좋을 텐데.”

 

그러게,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카즈하와 하야는 시라타 사츠키의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

 

토야마, 거기 뭐 나온 거 있어?”

 

아니. 딱히 나온 건 없어.”

 

남자친구에 대한 흔적이 없다니 이것 참...”

 

그때 하야의 눈 에 띈 것은 벽에 걸려있는 액자였다.

하야는 벽에 걸려있는 액자를 들어 뒷면을 벗겨 내었다.

 

코군, 뭐하는 거야?”

 

혹시 중요한 걸 숨겨 놓았다면 이런 데 숨겨 놓지 않았을 까?”

 

하야가 액자의 뒷면을 벗겨내자 밖에서 남자와 찍은 사진과 편지가 있었다.

 

찾았다.”

 

사진은 오래되어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사진을 찍은 날짜를 보니 2007512일에 찍은 것이었다.

뒷면에는 안녕 나의 첫사랑 야마모토 마나부라고 되어있었다.

그것을 본 하야가 소리쳤다.

 

야마모토 마나부!! 야마모토 마나부야!”

 

?”

 

나카즈미 료코, 츠키시마 칸나와 시라타 사츠키, 미즈바나 카즈유키가 공통적으로 만났다는 야마모토의 성을 가진 남자! 이름은 야마모토 마나부야!”

 

?”

 

증거품은 내가 들고 갈게, 빨리 서로 돌아가자!”

 

하야는 사진과 편지를 챙겨 카즈하를 데리고 서둘러 경찰청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내 첫사랑이자 나의 사랑스러운 애인이었던 마나부 오빠에게.

안녕, 마나부 오빠?

부모님께 소식은 들었어, 외국계 회사에 취업해서 지금은 미국에 있다며?

나는 아직도 가끔씩 오빠를 생각해 어렸을 때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즐거웠던 나날들 우린 항상 사이가 좋았고 늘 함께였는데.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언제였더라. 아마 고등학교 때였던 거 같아.

소꿉친구이자 가장 친한 오빠에게는 늘 여자 친구가 끊이지 않았지. 그걸 보고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야.

항상 몸매 좋고 얼굴이 예쁜 연상 누님 이었던 거 같으니까. 나는 안중에도 없을 것 같았어.

내 첫사랑은 늘 오빠였는데.

그랬던 어느 날 여전히 우리는 그저 오빠 동생 하는 사이였고 달라진 게 있었다면 우리는 그때 오사카 시립 니시 고등학교의 축제를 구경하고 집에 오던 길이었지. 나는 오빠와 했던 많은 추억들 중에서 그 때가 제일 기억이 선명해. 그때 니시 고등학교에서 나오는 길에 오빠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줬었지.

난 그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 오빠는 언제나 예쁘고 몸매 좋은 아이들이 오빠의 옆에 있었으니까.

그래서 난 오빠보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랬어. 하지만 오빠의 대답은 여전히 나를 좋아한다는 거였지.

솔직히, 그땐 많이 놀랐어. 오빠도 나를 좋아하는 데 자신의 마음을 눈치 못 채고 있었다는 것이... 그래서 우습지만 잠깐 동경이 되었던 친구들과 사귀었다는 것도 그땐 기분이 많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난 오빠가 좋았어.

마나부 오빠... 우리가 헤어진지도 벌써 5년이 되었어. 가끔은 잘 지내는 지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지금은 나도 예전에 오빠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정말로 사랑해 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서 자랑을 하고 싶긴 해.

지금 나랑 만나는 사람 엄청 좋은 사람이고 나는 앞으로 이 사람과 함께 살 거라는 장래의 약속도 해 놓은 상태야. 이 편지를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내가 이 편지를 줘서 오빠가 꼭 읽게 된다면 그때는 내 결혼식 때 꼭 와주는 거다? 알겠지?

 

2018215일 오빠의 옛 애인이었던 시라타 사츠키가.’

 

편지를 읽은 카즈하는 놀랬다.

아니, 정확히는 놀람과 분노가 섞였다.

그리고 시라타 사츠키의 시신이 발견 되었을 때의 현장과 사건회의를 생각했다.

 

, 이름은 시라타 사츠키 21

직업은 히가시 오사카 시에 있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범행의 형태로 보아 다른 피해자들보다도 더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를 당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 피해자만큼은 원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라타 사츠키가 발견 된 그날

시티 공원은 통곡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카즈하의 눈에 띄는 건 시라타 사츠키가 빼닮은 어머니 아버지 도 있었지만 그 누구와도 닯지 않은 한 남자에게 시선이 갔다.

카즈하는 그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 실례지만 시라타 사츠키 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저는 사츠키의 남자친구로 장래를 약속한 사이입니다.’

 

장래, 미래의 약속을 한 연인 하지만 그의 연인은 공원의 흙과 함께 뒤엉켜 있었고 결국 그들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였다.

 

형사님.’

 

, 말씀하세요.’

 

사츠키의 연인이 카즈하를 다시불렀다

그가 카즈하에게 말 한 건 한마디 밖에 안 되었지만카즈하는 소름이 돋았다.

 

범인, 꼭 잡아주세요.’

 

이 짧은 한마디에 그의 모든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슬픔과 분노 연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범인을 향한 복수심까지 녹아 있는 것 같았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꼭 잡아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은 척 괜찮은 척을 했다.

그래야 침착하고 차분하게 수사에 임할 수 있으니까. 실수하지 않고 꼼꼼하게 냉철한 판단으로 모든 것은 아니더라도 남들이 못 보았던 것을 볼 수 있을 테니까.

 

 


5. 야마모토와 츠키시마 칸나

 

이제 무더운 더위도 한 층 가시고 9월이 다가왔다.

사건은 아직도 진전이 없었다. 카즈하와 헤이지는 다시 각각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의 주변사람들에게서 다시 한 번 상황을 묻고자 경찰청 밖을 나섰고 소지와 하야는 연쇄살인사건의 긴급회의 소집으로 회의실에 들어갔다.

 

헤이지, 뭐 건진 건 있어?”

 

아니, 딱히 건진 건 없는 데. 나카즈미 료코씨 말이야 혹시 연인관계로 있던 사람이 있었냐고 물어 봤거든?”

 

.”

 

그랬더니 나온 사람이 야마모토라는 성을 가진 남자라고 하더라고.”

 

야마모토?”

 

, 그 왜 카즈유키 씨의 전 남자친구 중에서도 야마모토라는 성을 가진 남자가 있었잖아.”

 

그랬지, 근데 이름은 모르는 거야?”

 

, 그게 이름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야마모토라는 성을 가진 의문의 남자.

헤이지와 카즈하는 야마모토의 성을 가진 의문의 남자가 신경쓰였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성을 가진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기에 우선 상부에만 보고하기로 했다.

 

, 오키타.”

 

뭐야 핫토리 이제 회의 시작하니까 빨리 용건만 말해.”

 

나카즈미 료코 씨의 전 남자 친구 중에 야마모토라는 남자가 있어.”

 

.”

 

지금부터 두 번째 세 번째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 중에 야마모토라는 사람이 있는 지보고 다시 움직일게.”

 

알았어.”

 

소지와의 짧은 전화 통화가 끝난 후 헤이지는 카즈하와 함께 다시 차에 올라타 두 번째 희생자인 츠키시마 칸나의 집으로 향했다.

 

오사카 시립 약학대학 근처 원룸 촌

저번에도 왔었지만 여전히 어둑어둑하고 그렇다고 가로등이 많이 있지도 않은 으스스한 곳 이었다.

 

“302.. 여기다.”

 

츠키시마 칸나가 거주했던 다세대 주택 302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살았던 집이라서 그런지 집은 팔리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까지는 경찰이 이 방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경고를 했는지 방안의 물건에는 사람의 흔적이 닿아있지 않았다.

 

여기서 뭘 볼 거야. 그때도 하나하나 꼼꼼히 다 살펴봤잖아.”

 

그래도 혹시 무언가를 놓쳤을 수도 있고. 다시 한 번 살펴보자.

그리고 츠키시마 칸나 같은 경우는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 되었어.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두 번째 피해자 츠키시마 칸나의 사건은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은 사건이었다.

오사카 시립 약학대에 다니는 그녀가 왜 차를 타도 50분이나 걸리는 사카이 공동묘지에서 발견 되었는지.

게다가 그녀의 주변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사카이 공동묘지는 그녀와 큰 관련이 없던 곳 이었다.

 

카즈하와 헤이지는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책상, 서랍, 수납장 심지어 신발장과 바닥, 천장까지 뒤졌지만 나온 것은 없었다.

그러다가 카즈하는 의자를 밟고 일어서서 옷장 위를 살펴보았다.

 

?”

 

카즈하의 손에 무언가가 닿았다.

 

상자?”

 

카즈하가 상자 같은 물체를 내렸다 그러자 카즈하 손에는 과자 상자 크기 정도 되는 금속상자가 쥐어졌다.

혹시 이게 사건의 단서가 되지 않을 까 하는 마음에 그녀는 상자를 열었다.

그러자

 

미안해요.’

 

상자 뚜껑을 열자 뚜껑 안쪽에 포스트잇에 미안해라는 글이 적혀져 붙어있었다.

 

헤이지! 여기로 와봐!”

 

? 뭐 찾았어?”

 

헤이지가 카즈하의 부름을 받고 카즈하 쪽으로 다가왔다.

헤이지의 눈에 띈 것은 역시나 카즈하가 들고 있는 상자였다.

두 사람이 상자 안을 들여다보자 그 안에는 쪽지 몇 개와 얇고 작은 공책이 들어 있었다.

헤이지와 카즈하는 상자에 들어있던 쪽지와 공책을 읽어보았다.

 

아키야마 테루 그게 당신의 이름이군요.’

 

미안해요. 그때 도망가서 정말 미안해요.

 

오늘 당신에게 찾아갈 겁니다, 그리고 너한테 미안하다고 말 할게요.’

.

.

.

 

아키야마 테루라는 사람에게 속죄하는듯한 내용의 쪽지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카즈하, 이리 와봐.”

 

, 뭐 찾았어?”

 

이거 봐.”

 

헤이지가 보여 준 것은 츠키시마 칸나의 사죄의 일기이자 아키야마 테루라는 사람에게 보내는 사죄의 일기였다.

헤이지는 공책의 첫 장부터 천천히 넘겨가며 카즈하에게 보여주었다.

 

미안해요, 죄송합니다.’

 

아키야마 테루 그것이 당신의 이름이었군요. 정말 죄송해요.

그때 제가 도망가지만 않았다면 당신은 살았을 까요?

아니 적어도 당신을 죽게 만든 범인을 잡을 수 있었을 까요?’

 

아키야마 씨 나는 정말 속죄하고 싶어요. 그때 제가 도망가지만 않았더라면 다 해결 되었을 일인데.’

 

드디어 당신이 어디 있는지 찾았어요. 아키야마 씨 당신에게 사죄하기 위해 저는 내일 용기를 내어 찾아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아키야마 씨 아키야마 씨를 만나러 갔다가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죄를 속죄하기 위해 찾아간 것인데 새로 만난 인연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요. 저는 제가 지은 죄가 크기에 저는 그 사람을 거부하려고 합니다.’

 

아키야마 씨 저는 이주에 한 번 토요일 되는 날에 당신은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계속 마주칩니다.’

 

이것도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 사람이 당신의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아키야마 씨...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사람이 저를 사랑한다고 고백해왔습니다.

거절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거절하지 못했어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미안해요 아키야마 씨

 

.

.

.

.

.

 

뭐야, 그래서 그 사람이라는 게 누군데?”

 

, 이래서는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니, 어쩌면 알아낼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

 

막막한 카즈하와 달리 헤이지는 무언가를 알아낼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칸나의 일기를 증거물로 넣고 카즈하의 손을 붙잡고 다시 경찰청으로 향했다.

 

다시 경찰청으로 돌아온 헤이지와 카즈하

헤이지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바삐 찾고 있었다.

 

헤이지 뭘 찾는 거야?”

 

아키야마 테루에 관한 자료.”

 

헤이지의 말을 듣자마자 카즈하도 바삐 움직였다.

회의가 막 끝나고 돌아온 소지와 하야는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두 사람 뭐 하는 거야?”

 

아키야마 테루에 관한 자료를 찾고 있어.”

아키야마 테루?”

 

? 알아?”

 

아키야마 테루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소지는 낯이 익는 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야마 테루, 그 사람 3-4년 전에 뺑소니사건으로 사망한 사람 아니야?”

 

? 근데 그 사람은 왜?”

 

카즈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소지와 하야는 카즈하의 이야기를 듣고는 츠키시마 칸나의 남자친구였던 사람이 야마모토라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그래서 헤이지도 조사 중이야.”

 

그럼 나도 신원조회를 한 번 해볼게.”

 

나는?”

 

소지가 헤이지와 같이 신원조회를 하러 가버리자 할 것이 없어진 하야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카즈하에게 자신은 할 것이 없냐고 물었다.

 

코군은나랑 같이 다시 츠키시마 칸나의 집으로 다시 갈래?

상자를 보자마자 다시 부서로 돌아왔으니까 혹시나 더 찾아볼 게 있는지 같이 가보자.”

 

그럴까?”

 

너희 어디가?”

 

부서를 나가는 두 사람을 보고 헤이지가 물었다.

 

장깐 츠키시마 아레아의 집에 다시 갔다가 올께.”

 

그럼 가는 김에 시라타 사츠키의 집도 다시 한번 조사해줘 그 야마모토라는 사람의 흔적이 발견될지도 모르니까.”

 

그럴게, 그럼 갔다올께!!”

 

하야와 카즈하는 다시 차에 올라타 피해자들이 살았던 집으로 향했다.

 

 

근데 이상하지 않아?”

 

뭐가?”

 

카즈하가 이상한 것이 있다고 말하자 하야가 물었다.

 

피해자들의 휴대폰 말이야.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았잖아.”

 

그렇지 우리가 갔던 사건 현장에서도 발견되지 못했고, 발견되었다고 해도 나중에 근처에서 불에 태워진 채 발견되어서 쓸만한 정보도 구하지 못했지.”

 

그렇지, 그래서 피해자의 유품들을 토대로 그나마 적혀있던 주변 인물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거고. 뭐 컴퓨터에 저장되어있던 sns계정도 한 몫 했지만.”

 

카즈하와 하야는 피해자의 주변인물을 찾을 수 있었던 경위를 쭉 읊었다.

정말 이렇게 주변인물을 찾기 힘들었던 적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뭐가 이상하다는 건데?”

 

휴대폰 말이야. 왜 없애야 했던 걸까?”

 

글쎄 휴대폰에 자신의 연락처가 있어서 그랬던 거 아닐까? 요즘은 위치추적이 있으니까 들고 가면 꼬리가 잡힐 수도 있으니까.”

 

그럼 그 자리에서 연락처만 지우면 되지 뭐 하러 귀찮게 불에 태워?”

 

하야와 카즈하는 고민에 빠졌다.

연락처만 지우면 되는 것을 귀찮게 없애 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헤이지라면 단번에 알았을까? 라고 잠시 생각한 카즈하였다.

 

잠깐, 연락처? 그럼 통화기록을 조사해 보는 건 어때?”

 

코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 사람들이 야마모토라는 사람들과 언제 만났을 지도 모르는 데 한 달 전일 수 도 있고 일 년 전일수도 있고 어쩌면 학생 때 일수도 있는걸?”

 

그렇구나, 휴대폰이나 번호를 바꾸면 찾아내기 힘들겠네.”

 

다시 두 사람은 고민에 빠졌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앞이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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