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 후

 

오사카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힌 지 4일이 지났다.

언론에서는 여전히 연쇄살인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오사카를 공포로 몰고 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체포.’

충격, 오사카 연쇄살인 사건 범인의 정체.’ 등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 사쿠라 에레나에 대해 이목이 집중 되었다.

 

여전히 떠들썩 하구나.”

 

당연하지 4일밖에 안 지났는데.”

 

오사카 경찰병원 302호실 문 앞에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확인하고 있던 소지와 헤이지가 중얼거렸다.

오사카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범의 체포도 놀라운데 그 사건의 범인이 여자에다가 오사카 아니 거의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기업의 둘째 딸이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들어갈까?“

 

들어가야지.“

 

302호 병실에서 머뭇거리며 서 있는 두 사람, 어찌 들어가기를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평소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긴장한 눈치가 역력하다.

그때 헤이지가 눈을 딱 감은 채 302호 병실을 열었다.

 

우리 왔어, 카즈하.“

 

, 왔구나! 어서와.“

 

걱정과는 다르게 밝은 카즈하를 보고 한시름 놓았는지 머뭇거리던 아까와는 달리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카즈하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 너무한 거 아니야? 어떻게 친구 문병을 한 번도 안 올 수가 있어?“

 

아니거든? 왔었거든?“

 

”3일 동안 자다가 이제 막 깬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사건 당시의 구타로 인해 3일 동안 의식이 없었던 카즈하는 두 사람의 걱정과는 다르게 평소와 같은 밝은 모습이었다.

 

몸은 어때? 괜찮아?“

 

! 3일 자니까 괜찮은 거 같은데?“

 

몸 상태를 묻는 소지의 질문에도 꿋꿋하게 대답하는 카즈하를 보고 헤이지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가 괜찮아, 니가 로봇이냐?

3일 자면 괜찮아지게? 인조인간 뺨치네!“

 

, 아픈 친구한테 시비나 걸고 핫토리 헤이지 역시 인성 하나는 질 나빠.“

 

내 인성이 어때서! 내 인성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사건을 겪기 전처럼 화기애애한 모습.

마치 사건 같은 건 없었다는 것처럼 세 사람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 맞다, 아까 히라다 반장님도 오셨었는데.“

 

반장님이?“

 

.“

 

사건 때문에?“

 

.“

히라다 반장이 왔었다는 말에 소지와 헤이지는 순간 살짝 얼음이 되었다.

카즈하는 하라다 반장과 있었던 일에 대해 두 사람에게 자세히 얘기해주었다.

카즈하의 말이 끝나자 헤이지와 소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지룬 공세에 들어갔다.

 

, 너 그 사쿠라 이토후미사이먼이라는 사람 만날 거야?“

 

헤이지가 조심스럽게 묻자 카즈하는 거의 역정을 내듯이 말했다.

 

? 내가 미쳤다고 그 인간을 다시 만나?

어이가 없네, 야 내가 그런 바람기 많고 약혼녀까지 숨긴 사람을 왜 만나!“

 

그래도 한때는 좋아했었지 않아?“

 

좋아했다. 보다는한순간의 호감? 이라고 해야 맞겠지?

어차피 그때 만나면 교제 거절하려고 했었거든.“

 

사이먼 아니 이토후미에 대한 카즈하의 생각을 듣자 소지와 헤이지는 안심을 했다.

 

그러고 보니까 코군도 전에 그런 질문을 했었는데.“

 

코츠미가?“

 

, 언제였더라내가 그 인간 소개받고 얼마 안 됐을 때였는 데.

그나저나 코군이 안보이네? 코군은 안 온거야?“

 

하야에 대해 물어보는 카즈하로 인해 두 사람은 아까보다 더 경직되었다.

 

토야마, 너 기억안 나는 거야?“

 

지금 일이 바빠서 말이야. 이제 막 사건이 끝난 뒤잖아? 그렇지 오키타?“

 

, 맞아. 그 녀석 잔업이 많아서 정신없어 보이더라고, 그 왜 사건보고서도 지금 너 대신 작성하고 있으니까.“

 

그래?“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항상 옆에서 자신의 일을 도와주었던 하야를 떠올린 카즈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넘겨버렸다.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시계의 짧은 바늘이 4를 가리켰다.

 

벌써 4시네 카즈하 우리 잠깐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야겠다.“

 

그래, 수고하세요! 형사님들. 토야마 형사는 잠시 쉬겠습니다.“

 

이참에 푹 쉬어라.“

 

말이 끝나자 문이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은 어느 때보다도 붙잡고 싶었지만 부러지고 금이 가버린 그녀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어느 때보다도 떨리는 그녀의 손과 목소리는 뒷모습을 보이며 가버린 두 사람의 옷자락을 잡을 힘도 그들을 부를 용기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연속적인 구타로 인해 희미해진 의식 속에서 선명히 보이던 누군가의 피

그 피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그 피의 주인을 만나러 나는 것일 테니 더욱더 잡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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